12월 논산여행
천연기념물 원앙의 천국 왕암저수지
지구상 2만여마리에 불과한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형형색색 색동옷을 차려입은 듯 고운자태를 뽐내며 수면을 가르는 품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암수가 늘 함께 다녀 화목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원앙이 서식하고 있는 곳은 왕암저수지. 논산시 가야곡면 야촌사거리에서 643번 지방도를 이용하여 전북 완주군 화산면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1.5km 전방 왕암저수지에 이를 수 있다.
왕암저수지에는 400~500마리의 원앙이 대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8년 한국조류협의회와 중앙과학관에서 왕암저수지의 조류생태에 대해 현지조사한 결과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지에서 서식하는 원앙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철새로 지구상에는 2만여마리가 생존하고 있다. 왕암저수지 처럼 대량의 개체가 한곳에 서식하는 예는 흔치 않다는 예이다.
원앙이 좋아하는 먹이는 도토리다. 그밖에 풀씨나 달팽이류, 작은 물고기도 먹는다. 송사리, 붕어, 징거미 등속의 먹이가 왕암저수지에서 서식하는 원앙의 위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저수지 주변에 원앙이 좋아하는 도토리와 곤충 어족자원 등 먹이가 풍부하고 농업용수로서는 최상급에 속하는 왕암저수지의 수질은 원앙 최고의 서식지로 부족함이 없다.
철새탐조시 명심해야 할 것은 새들이 놀라 도망가지 않도록 조용히 행동하는 것이다. 복장 또한 주의할 것. 원색의 옷은 금물, 눈에 띄지 않는 복장을 준비한다. 녹색계열이나 갈색계열 등 저수지 주변 환경과 비슷한 복장이면 된다. 철새는 주변 움직임이 있으면 날아가거나 멀리 피하기 때문에 쌍안경 등으로 탐조를 하는 것이 좋다.
가야곡면 야촌리와 육곡리의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왕암저수지는 가야곡면 왕암리와 연무읍 양지리에 걸쳐 있는 정토산(370.4m)과 산의 북서쪽 230m봉의 사이 협곡을 이용하여 조성된 저수지이다. 1964년 12월 완공된 이 저수지는 완공당시 상수도용과 농업용수로 사용하였던 다목적 저수지이다. 총 저수량은 180만㎥로 상수도용 6,470㎥, 농업용수용3,530㎥다. 상수도용 물은 일정 수위 이하로 내려갔을 경우 취수되지 않도록 구조적 장치를 한 취수탑이 설치되었다. 현재는 4급수로 농업용수로서는 최상급 수질을 자랑하지만 상수원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어족자원이 풍부한 왕암저수지는 강태공들이 즐겨찾는 낚시의 명소였다. 논산시에서는 철새의 서식환경 보호와 수질관리를 위해 2004년 낚시를 금지하고, 여행객들이 탐조와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2006년 5월 철새공원을 조성하여 오늘에 이른다. 왕암저수지에는 원앙과 함께 청둥오리, 횐뺨검둥오리 등 오리류와 이곳의 텃새인 논병아리가 서식하고 있다. 잠수에 능한 논병아리는 연신 물속을 들락거리며 먹이활동을 하는데 논병아리의 먹이활동을 관찰하다보면 탐조의 즐거움에 빠져들게 된다.